진해군항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 여파로 인해 모든 행사는 취소되었고, 여좌천의 벚꽃만 조용히 감상할 수 있었는데요. 올해는 잠시 멈추었던 행사가 다시 시작되었다고 해요.
그나마 평일에는 조금 덜 붐비지 않을까 싶어서 평일에 방문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 일요일에 진해로 출발했습니다.
남쪽은 벌써 벚꽃이 만개해서, 제가 사는 지역에도 예쁜 벚꽃길이 여기 저기 보였어요.
아침 9시에 출발하여 11시쯤 진해에 도착했는데요.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진해군항제 축제가 열리는 여좌천 쪽으로는 이미 도로가 꽉 막혀 있더라고요.
중앙 광장 쪽에는 K2 전차도 전시되어 있었고, 길목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제법 축제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설렘설렘한 마음을 안고, 해군사관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방문해 보는 해군사관학교는 엄청 넓고 신기했습니다. 벚꽃도 예쁘게 피어 있었고요.
진해군항제 기간 동안 개방되는 해군사관학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저희가 방문한 3월 26일은 11부두에서 소양함 함정공개행사가 열리는 날이었어요.
넓은 부대 안을 편하게 관람할 수 있게 셔틀버스도 운행되고 있었는데, 무료는 아니라는 점! 성인기준 현금 1,500원을 내면 탑승이 가능합니다.
해군사관학교에서 11부두까지 그리 오래 걸리는 편은 아니라 걸어 가는 것을 택했습니다. 도착하니, 실로 어마어마한 대기줄이 보이더라고요.
우연히 그 많은 인파 속에서 지인분을 만났는데요. 이미 11부두를 들렀다가 나오는 길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대기줄이 약 2시간 이상 걸린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설마 하는 마음으로 도착했던 저희였기에 살짝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군함을 타 보겠어요? 2시간, 까짓 거 기다려 보자! 하는 마음으로 땡볕에 줄 서기를 시작했습니다.
군부대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휑~한 벌판이어서 볼거리라고는 넓은 바다와 사람 뿐이었지만요.
11부두 쪽으로 주차장이 크게 조성되어 있으니, 함정공개행사를 보실 분들이라면 차를 몰고 쭉 들어 오셔서 주차하셔도 될 것 같아요.
줄이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다 보니 벌써 한 시간이 지났더라고요. 그 때쯤 군함이 본격적으로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소양함 옆으로도 몇 대의 군함이 정박해 있었는데, 저마다 크기가 달랐어요. 날짜별로 공개하는 군함이 달라진다는 점도 재밌었는데요.
기다린 대기줄 양 옆으로 SSU, UDT, 해병대 부스가 설치되어 관람객 참여 행사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군복 체험도 있었고, 직접 총을 만져볼 수 있도록 병사들이 나와서 진행을 해 주시더라고요.
페인트볼 사격이나 경품 행사도 있으니까 대기가 지루하실 때 한 번쯤 참여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진해군항제 해군사관학교 소양함 함정공개행사는 시간이 갈 수록 대기줄이 길어지더라고요.
함정 내부로 입장할 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데, 마스크가 없으신 분들을 위해 입장 직전에 마스크를 한 장씩 나눠 주시니까 꼭 착용하셔야 합니다.
거의 2시간 가까이 기다려서 탑승한 소양함의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요. 사진, 동영상 모두 불가하니 촬영이 허락된 포토 스팟에서만 카메라를 꺼내실 수 있습니다.
중갑판 통로 -> 격납고 -> 비행갑판으로 이어지는 매우 짧은 코스이기는 하지만, 군함에 직접 올라볼 수 있다는 경험은 쉽게 하기 어려운 일이잖아요.
배의 내부는 군함이기에 어두침침한 편이었지만, 비행갑판으로 올라 오니 넓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경이 반겨 주었어요.
바닷바람을 맞아 세차게 펄럭이는 소양함의 태극기를 보니, 진해군항제 오기를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군사관학교 함정공개행사는 어마어마한 대기줄만 감수하신다면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진해군항제가 열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해군사관학교이니, 만개한 벚꽃도 즐기고 잊지 못할 추억도 쌓아 보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