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감기 몸살에 걸린 것 같습니다. 온 몸이 시큰시큰하고, 누구한테 맞은 것 같이 힘이 하나도 없습니다. 머리가 깨어질 듯이 아프고, 어질어질한데다가 입맛도 싹 사라져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억지로 저녁을 챙겨 먹었습니다. 낮에는 마트에서 사 온 컵피자를 먹었는데 의외로 맛이 있어서 다음에 갈 때 하나 더 사 올 생각입니다. 양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딱 한 끼 정도로는 적당했습니다. 제가 사 먹은 것은 오뚜기에서 나온 컵피자였는데, 콤비네이션 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포테이토를 사 볼까 생각 중입니다. 아, 제 피자 취향은 하와이안입니다. 따뜻한 파인애플의 맛은 환상적입니다. 그 맛을 모르는 당신들이 불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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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 너무 나서 낮에 일을 하다가 잠깐 잠을 잤습니다. 스펙타클한 꿈을 꿨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기운이 없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한 숨 자고 났더니 머리가 아픈 것이 조금 덜해지는 것 같아 서둘러 일을 했습니다. 재택근무의 장점이자 단점이 이것인 것 같습니다. 쉴 때 제대로 쉴 수가 없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그래도 내 상황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 또 장점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도 하루 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보낸 지가 몇 개월이 넘어 갑니다. 몸이 힘든 일은 아니지만, 머리를 써서 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하나하나 끝낼 때 마다 기운이 빠집니다. 먹어서 체력을 보충하는 것은 살이 너무 찌는 것 같아서 운동을 시작했는데 그마저도 생리가 시작되어 지금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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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이 없어서 그런지, 아까 저녁을 먹으면서 엄마가 사 둔 물김치를 먹었더니 새콤해서 밥맛이 조금 생겼습니다. 상큼하고 새콤한 것이 입 안으로 들어 오니까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어제 청포도를 너무 먹어대어서, 남은 것이 별로 없습니다. 조만간 또 포도를 사 두어야 겠습니다. 과일을 먹으면 몸이 건강해 지는 느낌입니다. 껍질이 나오는 과일은 처리하기가 곤란해서 저는 주로 씨없는 포도를 사먹습니다. 포도 송이만 떼어내면 되니까 간편하기도 하고, 상당히 달고 상큼해서 먹기도 좋습니다. 엄마와 함께 본가에서 지낼 때에는 과일 종류를 가리지 않았는데, 자취를 하게 되니 껍질이 많이 나오는 과일은 피하게 됩니다. 곧 여름이 될 텐데, 과일 껍질에서 윙윙 날아 다닐 초파리들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옵니다. 아무래도 과일은 당분간 포도만 먹어야 겠습니다. 음식 쓰레기 처리는 너무나도 귀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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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티비를 보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티비를 틀지 않았습니다. 대신, 하루 종일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틀어 두었습니다. 비가 오는 소리와 섞여서 꽤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랜덤으로 틀어 두니까 다음 곡이 무엇이 나올지 두근두근 하기도 했습니다. 특별히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일하던 것을 잠시 멈추고 노래를 듣기도 했습니다. 아파서 낮잠을 자던 동안에도 음악은 계속 틀어 놓았는데, 음악 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는 것도 꽤 좋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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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열이 좀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화요일은 친구와 항상 만나는 날인데, 일주일 중 정성을 들여 외출하는 하루이기 때문입니다. 맛있는 점심도 사먹고, 커피도 마시고, 필요한 것도 사는 귀중한 날인데 이런 날을 아파서 끙끙 앓으며 보내는 것은 너무 아깝습니다. 제발 내일은 몸이 나아졌으면 합니다. 열이 내리지 않으면 집에서 쉬기로 친구에게 말을 해 두었지만, 씻은 듯이 낫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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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많이 슬픕니다. 혼자 뒤처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입니다. 모두들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저만 제자리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물 속에서 걸어 다니는 것 같습니다. 모두들 미래를 향해 바삐 살아 가는데, 저만 하루 하루를 겨우 버티는 것 같습니다. 그것마저도 불투명하기도 합니다. 앞이 가로막혀 이리 돌아 가고, 저리 돌아 가기만 하는 느낌입니다. 남들보다는 두배, 세배 걸리는 시간으로 채워 나가는 것이 이제는 너무 무섭습니다.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뒤돌아 보니 겨우 한 발자국 걸었을 뿐이었습니다. 그게 더욱 두렵습니다. 저는 영원이 이 한 발자국으로 끝일 것 같아서 말입니다. 혼자인 것 같습니다. 혼자서 모든 걸 이겨내야 하는 것이 자신이 없어집니다. 몸이 좋지 않아서 마음이 약해진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